꽃으로 은유된 작품은 노란색, 파란색 등 밝고 화려한 색이 파스텔 톤으로 펼쳐져 은은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겹겹이 반복되는 한지와 분채물감이 교차하여 만들어낸 빛의 투과는 끝없이 피어오르는 생명력을 표현합니다. 빛과 색의 언어로 번안된 비정형적인 작가의 그림들은 모두가 만다라입니다. 만다라 속에서 마음과 우주는 하나이고, 마음의 한 자리가 삼라만상 대자연의 오묘한 빛이 스며들며, 그 비가시적인 영성의 빛을 물감과 한지로 떠올려 보여주는 것이 그의 그림들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들 속에서는 달이 태양을 품기도 하고, 음이 양을 안고 돌며, 희노애락의 얼룩들이 꽃으로 피어나고, 나아가 그 꽃의 자리가 마음과 우주의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형태가 명확하지 않는 화면이 다소 생경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지들을 층층이 겹치는 과정과 색을 입히는 반복된 과정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삶의 연속성’, 그리고 ‘시간과 자연의 영속성’이다. 생명은 유한하지만 시간은 무한하고, 인간 이후에도 자연은 계속될 것이다.
나의 작품은 바로 그 ‘삶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_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