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沈黙)에 부쳐...
들숨과 날숨의 소리조차 멈추었다!
숫돌에 갈아놓은 듯 예리한 엄지와 검지의 손톱이 먹줄을 소리 없이 튕겨낸다!
먹물은 한지 위에 뿌려진 분무의 습도를 타고 아무 소리도 없이 하얀 장지에 살며시 스며든다!
어떠한 마티에르나 형태가 뚜렷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의도한 검은 먹선 주변으로 스스로 번져나가 만들어낸 자연스런 먹의 번짐만이 침묵(沈黙) 속에 있을 뿐이다!
작가는 그동안 아주 긴 시간 작업하여 왔던 오브제 형식을 벗어던지고, 더불어 회화의 구상성을 배제한 채 최소한의 예술이라 부르는 미니멀 성향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선(線)을 통해 가볍게 산보하듯 나는 놀이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쉽사리 생각되는 놀이는 결코 아니다.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반성, 그리고 사유를 통해 과감히 내려놓은 결과의 선(線)이다. 회화를 처음 배우며 날실과 씨실처럼 수없이 내리 그었던 선(線)이지만 이제는 철저한 의도에 의하여 그려진 선이면서 동시에 바탕이 되는 한지의 자유에 의해 만들어진 선이다. 또한 그동안 수없이 작업을 통하여 내용으로 담고자 했던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다시 선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함인지도 모를 일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라는 조주스님의 말처럼 겪고 나니 과정만 있었을 뿐 역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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